우리는 매일 수없이 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서 하루를 살아갑니다. 먹을 것, 해야 할 일, 퇴근 후 계획 등 사소한 것부터 중요한 결정까지 끊임없이 선택의 순간을 마주칩니다. 이러한 선택의 연속은 우리도 모르게 에너지를 소모시키며, 때로는 피로와 후회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특히 자기통제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면 '왜 이렇게 못 참았을까'라는 자책감에 빠지곤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자기통제력만으로 일상의 모든 선택을 관리하기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언가를 '계획대로' 하고자 할 때 자신의 의지력에 전적으로 의존하곤 합니다. 하지만 의지는 언제나 일정하지 않으며, 감정과 피로, 주변 환경에 따라 쉽게 흔들리는 불안정한 자원입니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의지력이 필요한 상황 자체를 줄이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선택을 '미리 결정해두는' 방식, 즉 '기본값을 설정하는 전략'이 훨씬 더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기본값 설정'이란 특별한 노력 없이도 자동으로 실행되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운동화를 미리 현관에 꺼내두면 퇴근 후 운동할 확률이 높아지고, 간식을 보이지 않는 곳에 보관하면 무의식적인 섭취를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하지 않기 위해' 또는 '반드시 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애쓰기보다는, 처음부터 행동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환경을 미리 설정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전략입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행동을 기본값에 따라 자동으로 결정합니다. 인터넷 회원가입 시 메일 수신 동의란이 미리 체크되어 있는 것처럼, 우리는 종종 특별한 고민 없이 '기본대로' 수용하곤 합니다. 이는 디지털 환경뿐만 아니라 일상 습관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핵심은 이러한 기본값을 타인에게 맡길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 주도적으로 설정할 것인지의 선택입니다.
오늘은 기본값 설정의 힘과 우리 일상에 이를 효과적으로 적용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탐구해보겠습니다. 우리가 게으르거나 의지가 약한 것이 아니라, 단지 아직 자신을 위한 최적의 기본값을 설계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기본값을 현명하게 재설계하면, 새로운 일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입니다.
이제부터 '의지 없이도 실천을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 설계법', 바로 기본값 설정 전략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왜 우리는 기본값대로 행동하는가 – 인간의 자동화된 선택 메커니즘
사람은 생각보다 능동적으로 행동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매 순간 깊이 사고하고 판단한 끝에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선택이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자동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핸드폰을 확인하고, 세수를 하고, 물을 마시는 일련의 행동은 매번 고민해서 하는 결정이 아닙니다. 이미 익숙해진 흐름에 따라 몸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것이죠.
그 이유는 인간의 뇌가 에너지를 아끼려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뇌는 하루 종일 수없이 많은 자극과 정보를 처리해야 하므로, 가능한 한 효율적으로 판단을 내리려고 합니다. 그래서 뇌는 이미 익숙하고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방식, 즉 이전에 해봤던 행동이나 기존에 설정된 틀을 그대로 따르는 쪽을 선호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기본값대로 행동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기본값은 뇌가 ‘검증된 경로’로 여기는 안전한 선택이며, 별도의 에너지를 들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그 방향으로 흐르게 됩니다.
이러한 경향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서도 확인된 바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병원에서 장기 기증 신청서에 기본적으로 체크가 되어 있는 경우와, 체크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용자가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는 경우를 비교했습니다. 놀랍게도, 기본으로 체크된 상태에서는 훨씬 많은 사람들이 그대로 동의하는 선택을 했고, 반대로 아무 것도 체크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사람들이 선택을 미루거나 거절하는 비율이 훨씬 높았습니다. 이런 결과는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느냐가 의지나 신념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이 ‘기본값’으로 설정되어 있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또 다른 예로는 음식점의 메뉴판을 들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음식 선택에서 가장 많이 주문하는 항목은 눈에 잘 띄는 위치에 있는 메뉴입니다. 특히 추천 메뉴나 첫 번째, 혹은 마지막 항목은 기본적으로 선택되기 쉬운 구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맛이나 가격보다도 ‘선택하기 쉬운가’가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셈입니다. 우리는 복잡하게 비교하는 대신, 그냥 ‘보이는 대로’ 혹은 ‘권장된 대로’ 따르는 경향이 강한 것입니다.
이처럼 기본값은 단순한 편의 설정이 아닙니다. 그것은 실질적으로 우리의 행동을 이끄는 강력한 기준입니다. 우리는 시간이 부족하거나 피곤하거나, 혹은 다른 일에 집중하고 있을 때마다 더욱 기본값에 의존하게 됩니다. 이는 자동화된 판단이 작동하는 순간이며, 그 상황에서는 새로운 행동을 하려는 의식적 시도보다 이미 주어진 틀을 따르는 것이 더 쉽고 자연스러워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특성은 일상뿐 아니라 직장, 학교, 가정 등 모든 영역에서 반복됩니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회의 일정이 매주 같은 시간에 잡혀 있다면, 구성원들은 따로 시간을 조율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그 시간에 맞춰 움직입니다. 반면 일정이 매번 달라질 경우에는 일정을 잡는 데만도 많은 소통과 에너지가 들어가게 됩니다. 이렇게 ‘정해진 흐름’이 있는 구조는 사람들을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자기통제력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이 많을수록 우리는 더 쉽게 지치고, 그 지친 상태에서는 기본값에 더욱 크게 기대게 됩니다. 이를 활용해 긍정적인 기본값을 잘 설정해두면, 스스로를 일관되게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부정적인 기본값이 반복되면 아무리 의지를 다잡아도 쉽게 무너지고 말죠.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침대 옆에 두고 자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무심코 알림을 확인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누워 있게 됩니다. 반면 스마트폰을 거실에 두고 잔다면, 아침에는 자연스럽게 몸을 일으키고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결국 우리는 기본값에 따라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좋은 습관을 만들고 싶다면, 자기통제력을 길러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대신 내 행동이 자동적으로 흘러가도록 할 수 있는 구조, 즉 환경과 기본값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집중해야 합니다. 우리가 나쁜 습관에 쉽게 빠지고 좋은 습관을 유지하기 어려운 이유는, 그것이 우리의 ‘디폴트 상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본값은 별다른 결심이나 노력이 없어도 지속될 수 있는 구조이므로, 이 설정을 바꾸는 것이 가장 강력하고 지속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글에서는 이러한 기본값 설정이 어떻게 생활 속에 적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설계해야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우리는 생각보다 의지보다 기본값에 더 강하게 반응합니다. 따라서 나에게 맞는 기본값을 설계하는 것이 곧,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똑똑한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좋은 습관은 ‘결정’이 아니라 ‘환경’에서 비롯된다 – 자동화된 행동 유도하기
사람들은 흔히 “좋은 습관을 만들려면 결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해 강한 의지로 매일 실천하면 결국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다릅니다. 결심은 단기적으로는 동기를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매우 단순합니다. 인간은 쉽게 지치고,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습관을 만드는 데 있어 결정의 힘보다 더 강력한 것은 바로 환경입니다. 우리가 어떤 결정을 반복적으로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외부 조건’이 갖추어져 있다면, 의지를 쓰지 않아도 습관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무리 결심을 해도 환경이 계속 방해한다면, 그 습관은 오래가지 못하고 곧 포기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좋은 습관은 ‘내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보다는 ‘내 주변 환경이 나를 어떤 방향으로 밀어주고 있느냐’에 따라 좌우됩니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운동을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결심은 단단하고 뚜렷할지 모르지만, 아침에 일어나 보니 방 안이 춥고, 운동복은 찾기 어려운 곳에 있고, 신발은 현관 구석에 먼지가 쌓여 있다면 어떨까요? 이런 환경 속에서는 아무리 좋은 결심을 했더라도 그날 운동은 건너뛸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반대로, 전날 밤에 미리 운동복을 침대 옆에 놓아두고, 신발을 문 앞에 정리해두며, 알람을 켤 때 ‘운동하기’라는 이름의 알람을 설정해둔다면 어떨까요? 이렇게 환경이 행동을 자연스럽게 유도해주는 구조 속에서는 따로 결심하지 않아도 몸이 움직일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환경은 단순히 물리적인 요소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사람들과의 관계, 사용하는 도구, 반복되는 시간표와 공간의 구조도 모두 환경의 일부입니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를 시작했는데 주변 사람들 모두가 자주 야식을 먹거나, 회사에서 간식이 상시 비치되어 있다면, 스스로 절제하는 데 한계가 생깁니다. 이럴 때는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목표를 알리고 협조를 구하거나, 집안에 간식거리를 치워두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전략이 됩니다.
또한, 환경은 우리에게 ‘선택하지 않을 자유’를 줄 수도 있습니다. 무슨 뜻이냐 하면, 좋은 행동을 하기로 매번 고민하지 않아도 되도록 환경을 만들어두면, 굳이 매일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가 됩니다. 예를 들어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고 싶다면, 책장을 눈에 잘 띄는 곳에 놓고, 책을 펼쳐 놓은 상태로 책상 위에 올려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책을 꺼낼까 말까’를 고민하는 시간 없이 자연스럽게 책을 읽게 됩니다.
반대로, 나쁜 습관은 ‘방해받지 않는 구조’에서 더 쉽게 자리 잡습니다. 스마트폰을 항상 손이 닿는 곳에 두면, 집중해야 할 순간에도 습관적으로 손이 갑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아무리 자기통제력을 발휘하려고 해도 소용없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스마트폰을 다른 방에 두거나, 특정 시간에는 자동으로 알림이 꺼지는 설정을 해두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즉, 나쁜 습관을 어렵게 만들고, 좋은 습관은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환경을 설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자동화된 행동’을 유도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중요한 기준은 바로 ‘마찰을 줄이는 것’입니다. 여기서 마찰이란 어떤 행동을 하기까지의 불편함, 장애 요소, 번거로움 등을 말합니다. 좋은 습관을 만들고 싶다면 그 행동에 들어가는 마찰을 최대한 줄여야 하고, 반대로 나쁜 습관은 마찰을 늘려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과자를 자주 먹는다면, 과자 봉지를 뜯는 데 시간이 걸리게 포장을 이중으로 해두거나, 아예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에 두는 것이 마찰을 높이는 방법이 됩니다. 반면 물을 자주 마시고 싶다면 책상 위에 물병을 항상 준비해두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방식은 마치 도로를 설계할 때와도 비슷합니다. 차가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도로를 곡선으로 만들거나, 속도를 제한하는 표시판을 설치하면 운전자는 굳이 긴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안전 운전을 하게 됩니다. 환경이 이미 안전한 운전을 유도하는 구조로 짜여 있으니, 운전자가 별도로 강한 결심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죠. 이처럼 우리의 일상도 ‘결정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만들어두면, 오히려 일관된 실천이 더 쉬워집니다.
요약하자면, 좋은 습관은 결심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쉽게 유지될 수 있도록 돕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환경 속에서는 의지가 약해도, 기분이 좋지 않아도, 바쁜 하루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행동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나의 일상이 어떤 환경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관찰해보고, 내가 바꾸고 싶은 행동이 있다면 그것을 방해하거나 도와주는 요소들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점검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나서 작게 하나씩 환경을 조정해보시기 바랍니다. 전자기기 하나의 위치, 자주 보는 물건의 방향, 손이 닿는 공간에 있는 물건의 종류만 바꿔도 놀라운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방법은 자기통제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분들에게 매우 유용합니다. 왜냐하면 이 방식은 ‘의지’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결심하지 않아도 실천할 수 있도록, 나만의 환경을 다시 설계해볼 차례입니다.
나쁜 선택을 줄이는 ‘기본값’ 설계 – 스스로 통제하지 않아도 되게 만드는 방식
우리는 매일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하며 살아갑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무슨 옷을 입을지,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지, 퇴근 후에는 어떤 일을 먼저 처리할지, 작은 선택들이 모여 하루를 만들고 결국 우리의 삶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그런데 이런 선택들이 모두 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경우 우리는 별다른 고민 없이 습관적으로 움직이고, 익숙한 방식대로 결정을 내립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렇게 반복되는 행동들이 사실상 우리의 ‘기본값’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본값은 말 그대로 아무런 조정 없이 자동으로 실행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기본값에 따라 움직인다는 사실을 잘 인식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일상 속 대부분의 행동은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인 흐름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지를 자주 쓰지 않아도 되도록, 기본값 자체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설정해두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렇게 하면 나쁜 선택을 예방할 수 있고, 좋은 행동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를 생각해봅시다. 스마트폰 화면을 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무엇인가요? 대부분 자주 사용하는 앱이나 즐겨찾기된 기능들이 앞에 배치되어 있을 것입니다. 만약 이 첫 화면에 영상이나 게임 앱이 기본값처럼 깔려 있다면, 의식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무심코 손을 뻗어 그 앱을 실행하게 됩니다. 이 경우, 기본값이 오히려 나쁜 습관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스마트폰 첫 화면에서 방해되는 앱을 제거하고, 읽고 싶은 전자책 앱이나 생산적인 일정 관리 앱만 배치해놓는다면 어떨까요? 이런 작은 변화가 기본값을 바꾸는 시작이 됩니다. 아무 생각 없이 켠 스마트폰이 이제는 유익한 행동을 유도하는 도구로 변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기본값을 미리 설계해두는 것’은 자기통제력이 필요 없는 전략이 됩니다. 결심 없이도 좋은 선택을 하게 되는 구조가 완성되는 것이죠.
또 다른 예로는 식사 습관을 들 수 있습니다. 냉장고 안에 어떤 음식이 기본으로 들어 있느냐에 따라 우리의 선택이 달라집니다.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이 야채와 과일이라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건강한 식단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냉장고 문 바로 앞에 달콤한 간식이나 고열량 음식이 있다면, 아무리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해도 그 순간의 유혹을 이겨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냉장고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먹고 싶은 것이 아니라, 먹어야 할 것이 눈에 잘 띄는 곳에 있도록 바꾸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매번 식사 때마다 결심을 새롭게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좋은 선택이 기본값으로 작동하게 됩니다.
이러한 기본값 설계는 집안 환경뿐 아니라, 시간표나 일정 관리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운동을 하고 싶은데 매번 미루고 있다면, 하루 일과의 특정 시간대를 운동 시간으로 미리 정해놓고, 그 시간대에는 다른 일정이 들어오지 않도록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이 ‘선택지’가 아니라 ‘기본값’이 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이 시간대를 별도로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고정된 시간으로 만든다는 점입니다. 습관이라는 것은 반복 속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기본값으로 설정된 시간과 구조가 있으면 행동도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학교나 직장에서도 기본값은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회의에서 무조건 다 참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적으로 참석’하는 구조라면, 많은 사람들은 회의를 피하려 할 것입니다. 반대로 참석이 기본이고, 불참할 경우 별도로 사유서를 제출해야 하는 구조라면 대부분은 자동으로 참석하게 됩니다. 바로 이 지점이 기본값이 갖는 힘입니다. 사람들이 별다른 판단을 하지 않고 따르게 되는 방향으로 기본을 설정해두면, 바람직한 행동이 자동으로 실행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나쁜 선택을 줄이기 위해서는 이처럼 기본값을 '나쁜 방향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늦게 자는 습관이 있다면, 침실에 스마트폰을 두지 않고 다른 방에 충전기를 두거나, 수면 알람을 정해진 시간에 자동으로 울리도록 해두는 것이 하나의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늦은 시간까지 화면을 보는 일을 줄일 수 있고, 수면 습관도 자연스럽게 개선됩니다. 자신이 반복해서 나쁜 선택을 하게 되는 지점을 잘 살펴보고, 그 지점을 어떻게 ‘다른 기본값’으로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나쁜 선택은 무의식적인 상황에서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스스로 잘못된 선택을 하겠다고 작정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별 생각 없이 자동으로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쁜 선택을 막기 위해서는 '그 선택이 기본값이 되지 않도록' 환경과 구조를 미리 설계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고도의 결심이나 통제력이 아닌, 일종의 ‘선제적 조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자기통제력을 강화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통제하지 않아도 되도록 미리 준비해두는 것’입니다. 매번 자신을 이기기보다는, 이기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만들어 두는 것이 더 똑똑한 방식입니다. 기본값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알림 설정 하나, 물건의 위치 하나, 일정의 배치 하나가 우리의 행동을 완전히 바꿀 수 있습니다.
이제 중요한 질문을 던져보셔야 합니다. “나는 어떤 선택을 기본값으로 두고 살아가고 있는가?” 그리고 “지금 내 기본값이 나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있는가, 아니면 무의식적으로 나쁜 방향으로 흐르게 하고 있는가?” 그 질문에 진지하게 답할 수 있다면, 이미 변화의 문턱에 서 계신 겁니다. 오늘부터라도 작은 것부터 기본값을 새롭게 설정해보시기 바랍니다. 선택하지 않아도 좋은 행동이 따라오는 삶이 분명 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하시게 될 것입니다.
더 나은 삶은 ‘기본값’을 바꾸는 데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흔히 더 나은 삶을 위해서는 강한 의지력이나 철저한 계획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러한 단호한 결심이 매번 우리를 움직이지는 못합니다. 하루가 바쁘고 힘들수록,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익숙한 상태로 돌아가고 싶어하며, 자연스럽게 편안하고 익숙한 방식으로 행동하게 됩니다. 따라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우리가 반복적으로 머무는 '기본값'을 인식하고 이를 새롭게 설계하는 일입니다.
기본값을 재설정한다는 것이 복잡하거나 거창한 작업은 아닙니다. 오히려 매우 간단하고 실천적인 작은 변화에서 시작됩니다. 매일 아침 고민하지 않도록 아침 준비 루틴을 고정해두거나, 집 안 배치를 바꿔 좋은 습관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도록 하는 것이 바로 기본값을 설계하는 방식입니다. 스스로를 통제하지 않아도 좋은 선택을 하게 만드는 환경, 구조, 흐름을 만드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자기관리 전략입니다.
우리는 종종 약한 의지력을 탓하거나 단기 목표 달성의 실패에 좌절합니다. 하지만 이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자신을 채찍질하기보다는 변화를 쉽게 만드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삶의 변화가 반드시 거대하고 극적인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일상에서 반복되는 사소한 기본값 하나가 인생 전체의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이 가장 자주 머무는 기본값은 무엇인가요? 그 기본값이 여러분을 원하는 삶으로 이끌고 있나요, 아니면 오히려 방해하고 있나요? 이 질문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바탕으로, 작지만 분명한 하나의 기본값을 바꿔보시길 권합니다. 새로운 알람 설정, 물건의 위치 변경, 특정 앱 삭제, 하루 일정 재배치와 같은 사소한 변화일지라도, 이는 일상을 새롭게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꼭 기억해두세요. 좋은 삶은 좋은 결심보다 좋은 구조에서 비롯됩니다. 지나치게 참으려 하지 마시고, 덜 노력해도 되는 환경을 설계해보세요. 스스로를 끌어당기는 힘보다는 나를 자연스럽게 밀어주는 흐름이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가볍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과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